▲여름 춤 축제에서는 고치 시 중심부에 생생한 공연과 퍼레이드, 축하 공연을 위한 무대가 마련되었다.(출처:VIST KOCHI)
'요사코이'는 일본 단체 무용의 한 종류로 시코쿠 고치현에서 열리는 축제 이름에서 비롯했다. 요사코이 축제에서 추는 춤을 통틀어서 이렇게 부른다.
자유롭게 짠 안무와 직접 만든 음악에 맞추어 나루코라는 도구를 손에 들고 길거리를 활보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식으로 춤을 춘다. 음악은 대체로 지역 민요나 전통 음악을 힙합, 재즈 등 서양 음악과 어레인지해서 만드는 경우가 많단다.
한일가정 자녀들은 대개 아버지가 한국인이고 어머니가 일본출신이며 학교에서 역사를 배우면서 정체성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 큰아들도 초등학생 시절, 내향적이고 그다지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편이었다. 그런 만큼 '요사코이 축제'에 나왔을 땐, 나름대로 열심히 춤을 따라 하려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보기 좋았던 기억이 있다.
그 아들도 이제 21년 말에 공군에 입대해서, 백령도에 근무하고 있다. 그 당시 중심적으로 춤을 추었던 우리 한일가정 아이들도 이제 대부분 성인이 되었으며, 어리고 귀여웠던 꼬맹이들이 키도 많이 자라서 어느새 어른 같은 청소년이 되었다. 즉 우리 부모세대도 여기에 정착한 지 20년, 30년이 되었고, 그만큼 세월이 지났다는 것이다.
▲랑랑 축제에서 은상을 받았던 요사코이 KOREA JIN은 인천시에 결혼이민자로 거주한 일본 아줌마와 그들의 자녀들로 랑랑 축제가 계기로 결성된 춤그룹이다.일본의 전통춤중에서도 진보적이고 인기가 있는 요사코이 춤을 주로 추고 있다. (출처:오마이뉴스)
이제 '랑랑 축제"에서 춤추며 다녔던 가좌 시장 앞 차도가 축제로 인해 통행금지가 될 일은 없겠다. 그래서인지 그 축제의 추억이 그리워진다. 그날을 위해 디자인하고 재봉한 의상을 입고, 오랜 시간을 들여 예쁘게 분장하고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줬던 우리 아이들... 앞으로 우리가 사는 서구에서 요사코이 춤을 선보일 기회가 다시 왔으면 한다. 그것은 말로만 전달하기 어려운 문화의 계승이며 정체성 형성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